책 소개
저자가 이 책을 펴낸 시기는 2021년 7월이다 그 시기에 전 세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고, 대한민국은 K 방역으로 세계의 모범을 보이며 세계는 우리를 벤치마킹했었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품상을 타고 BTS가 빌보드를 휩쓸고 K 반도체, K 조선, K 배터리, K 푸드 등 K가 세계에 신뢰를 넓혀가는 시기였다.
그래서 우리는 선진국이 된 것일까.
집단지성과 전문가들의 훌륭한 답을 기다리며 작가는 이 책을 썼다.
앞으로 나아갈 대한민국을 위한 제언들이 섬세하게 들어있다.
제1 부. 선진국의 조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0년 한국 경제가 효과적인 방역 조치로 회원국 중 세계 1위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의 조선산업은 고부가가치선들을 싹쓸이했고, 한국의 배터리와 반도체도 호황기를 맞이해 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9위로 올라섰다. 그래서 우리는 선진국이 된 것일까?
한국은 세계 최고의 후발추격국으로 그동안 앞선 선진국의 사례를 ‘어떻게’ 베낄 것인가만 필요했었지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물을 필요는 없었다.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해답보다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코로나 확산으로 급히 공공 마스크를 배포해야 했던 때가 있었다. 그때 순조롭게 배포할 수 있게 큰 기여를 한 ‘공공 마스크 앱’을 예로 들며, 공공기관에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가 깊은 담당자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그마한 회사들도 최고 기술 경영자를 갖고 있는데, 정작 558조의 한 해 예산이 드는 정부에서 최고정보책임자와 최고 데이터 책임자 한 명이 없다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고 미국, 영국도 다 하고 있는 일이다
전국 곳곳에 교도소를 지어도 GDP는 올라간다. GDP에 함몰되지 말고 불평등을 해소해서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 서민이 살 만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커피숍에서는 자리에 노트북을 열어 놓은 채로 화장실에 다녀온다. 지하철 선반에 가방을 올려 두고 잠을 잔다. 서울역에는 검표원이 없다. 개찰구는 열려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 신뢰자본이 두텁게 쌓이기 시작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다른 하나는 IT 기술 덕분이다. 신뢰자본을 제대로 활용하여 선진 사회로 나가자.
1996년과 2006년 사이에 한국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영화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었다. 그때 한국에서는 영화 사전심의가 폐지되었고, 사전 검열이 폐지되고 공연윤리 위원회도 사라졌다.
재능이 자유롭게 결합하면 경제를 꽃피운다. 민주주의는 한국의 경제와 문화를 상승시키는 최고의 플랫폼이다. 당연한 듯 보이는 민주주의는 유리그릇처럼 위태로운 것이고, 번영은 공짜가 아니다.
현대의 우리글은 조선말에서 개화기로 넘어오다 일제강점기를 맞는 바람에 어려운 한자를 많이 쓰고 있고 그것을 한글로 된 말로 고쳐 쓸 시간을 갖지 못했다. 한자를 보지 않으면 알 길이 없는 한자어들 중에는 일상에서 쓰는 입말로 고쳐 써 면 쉬운 말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제2부. 고장 난 한국 사회.
2부의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2부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많은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돈을 많이 떼어먹을수록, 지위가 높을수록 벌을 받지 않는다.
산재 사망률은 OECD 최상위권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노동자가 사망 시 고용주에게 최대 징역 25년 형, 법인에게는 최대 60억 원의 벌금을 때린다. 영국은 ‘기업살인법’을 갖고 있다. 한국 사회는 노동자가 사망 시 448만 원의 벌금으로 때울 수 있다. 이 시스템은 그냥 싸게 사람을 죽이라는 지령처럼 들린다.
그리고 AI 시대의 한국 교육의 치명적인 결점들과, 견제 받지 않는 검사들의 독점 권력이 반드시 부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대해 얘기를 한다.
시민들이 스스로 성숙한 시민적 역량을 기르도록 도와야 하는데 그 예로, 독일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고교 졸업 때까지 정치 교육을 받고, 고교의 정치교육 수업은 대부분 토론 수업에 기반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제3부 AI의 시대
IT업계에서 오래 일한 작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께 드리는 몇 가지 말씀으로 시작한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함께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관한 정의를 먼저 만들어 달라고 한다.
R&D 연구자 육성의 중요성과 긴 안목으로 청년 과학자 육성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자고 제안한다.
1차 산업 혁명의 피해자가 주로 육체노동자였다면 2차 산업 혁명의 피해는 육체와 정신을 가리지 않는다.
인간의 정신을 대체하는 AI가 불러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사회적, 문화적, 제도적 시뮬레이션이 절실하며, IT뿐만 아니라 법학, 사회학, 정치학, 인류학 등 전 사회적인 공동 대응이 필수적이며 그러기 위해 토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AI 개발은 늦었지만, AI 적용은 앞서가자!’(p.158)
컴퓨팅적 사고능력(computational thinking skills)
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그중에서도 단답형이 아니라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 아래 4가지 절차를 거친다면 이것은 컴퓨팅적 사고라 할 수 있다.
분해: 자료, 과정, 문제를 잡고 다를 수 있는 부분으로 나누기
패턴인식: 데이터 안에 있는 패턴, 동향, 규칙들을 관찰하기
추상화: 이 같은 패턴들을 만드는 일반 원칙 정하기
알고리듬 설계: 이 문제나 유사한 문제를 풀기 위한 단계적 방법 만들기 (p.193)
작가는 한국 교육이 컴퓨팅적 사고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한다.
망치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되살리려면 한 세대가 필요한 생태계에 대해 한국의 소프트웨어 ‘생태계 복원’의 중요성에 대해 호소하고 있다.
최근에 정부는 과학계의 R&D 예산 삭감을 단행했고 그로 인해 진행되어 오던 연구가 중단되고 연구자들의 임금이 끊기는 등 과학계가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이러다 경쟁국들과 격차가 더 벌어지고 국제 사회에서 뒤처질까 봐 걱정이 된다.
작가가 이 책을 낸 지 근 3년이 흘렀다. 선진국의 문턱이 보였던 것 같은데 눈앞에서 선진국의 문이 닫혀 버린 느낌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대한민국은 역동적인 나라다.
대한민국이 국제무대에서 선진 국가로서 책임감 있는 역할을 하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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